하루가 멀다하고 반찬투정이 일상이었다.

엄마에게 반찬이 이게 뭐냐고

왜 고기반찬은 없냐고

나는 토끼가 아닌데 엄마는 맨날 풀만 먹인다고

그렇다고 해서 엄마는 나에게 고기반찬을 내줄 순 없었을 것이다.

누구보다 내가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걸 알면서도 마지막까지도 투정부렸다.

"제발 고기반찬도 같이 해주면안돼?"

 

그렇게 독립을 결심했다.

독립하고나면 매일의 양식은 내가 고를 수 있고, 매일 고기반찬을 먹을 수 있으니까.

처음엔 누군가의 빈자리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 간섭이, 그 자유로움이 마냥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평생을 혼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혼자 있는 시간에 주변이 고요해져 생각에 잠길때면

누군가의 빈자리가 허전해보이고, 보이지 않던 노동이 미안해졌다.

그렇게도 밉던 풀떼기 반찬들이 그리워졌다.

우리를 키워낸 눈물이, 조금이라도 더 해주려는 땀방울이, 잘못했을 땐 건네준 위로가,

사고쳤을 땐 모든 일을 제쳐두고 달려와 나를 걱정하던 그 모습이...

 

대부분의 깨달음은 늦게 찾아오고 그 깨달음과 함께 후회도 같이 밀려온다.

이 늦은 후회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분은 나를 아무말없이 꼬옥... 껴안아주셨다.

그리고 한참후에 한마디 꺼내셨다.

"고생많았다...기다리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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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사랑을 부어주시는 주님

그리고 저는 그 사랑을 매일같이 투정부렸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랑이 아니라고...

"주님 이거말고 저거라고 몇번을 말해요"

하지만 주님은 그당시 그것이 제게 독이될것을 알고계셨습니다.

"아가야 모든것은 때가 있는 것이란다.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겠니?"

"아 몰라요 안먹을래요"

이런 싸가지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여전히 나에게 사랑을 부어주십니다.

내가 보이던, 보이지않던.... 그 모든 사랑이 은혜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주님의 그 은혜를... 그 사랑을 산소와 같이 생각하는것이 아니라

그 산소마저도 사랑으로 여기는 시선을 꾸준하게 유지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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